김원자의 성화습작3

기초드로잉부터 시작

 

수강료는 한 학기 150,000원이었다. 일반 복지센터 같은데서 배우는 요금에 비해서는 약간 비싼 감이 없지 않았으나 지도교수님의 경력과 신뢰감에 비하면 결코 높은 요금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공부를 해온 기존회원들이 10여명 있었고 신입은 나를 포함해서 두 명, 많지 않았다.

나는 신입이었으므로 간단한 데생을 시작으로 3주째에는 지도교수님이 제시해주는 화집을 보면서 보고 그리는 작업을 계속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작업실에 남아 늦게까지 그리기도 하고 때로는 연습하던 것을 집에 가져와 밤늦게까지 마무리를 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성화수업에 들어가기 전 도중에 한 가지 특별한 작업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부탁과 요청으로 이뤄지게 된 것인데 지도신부님이 로마에서 수학했다는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신부님, 가톨릭미술에서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하나요?

지도신부님은 스테인드글라스의 의미와 유럽교회건축에서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었고 자신은 한국적스테인드글라스를 실현하기 위해 한지를 이용해서 작업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한지성화, 이게 스테인드글라스를 대신한다고? 때마침 어느 성당에 보내기 위해 제작하고 있던 신부님의 한지 스테인드작업을 보면서 호기심이 크게 일었고, 나의 제안으로 곧 바로 실습작업에 들어갔다.

 

 

 

한지성화(스테인드글라스용) 제작 작업은 정규시간이 아닌 특별교육으로 이어졌고 여기에는 동양화를 공부하던 다른 클래스의 학생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였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림 데생이 쉽나요? 기초도 없이 어떻게 성화를 ...”

그러나 나는 장담한다. 적어도 성경의 스토리를 선으로 그리고 색색의 한지를 이용해 창문을 장식할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고.

 

<내가 수업했던 한지스테인드 성화작업과 종교미술 커리큘럼>

 

1주 - 단순한 기물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데생(신규생)

꽃과 과일들의 정물과 풍경화 그리기

2주 - 간단한 데생(신규)

꽃과 풍경 혹은 성화 그리기(재학생)

3주 - 화집을 보고 인물그리기 (얼굴: 정면, 측면 그리고 성인과 유아의 얼굴 의 특징잡기)

색깔 사용에 대하여(색의 혼합과 조화), 색칠의 순서

4주 - 화면구성(이론과 실제)

5주 – 정물(이론과 실제)

6~7주 - 로사리오 성월에 맞는 성모님과 성모자상

8~10주 - 풍경 (이론과 실제)

11~13주 - 학기말 전시작품 준비(성화 1점 의무적)

14주 – 전시회 진행

15주 - 평가, 전시회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