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현/최인선전

2012. 10. 2. 04:52ART NEWS/Seoul &


극사실 vs 추상, 극과극 ‘전시 맞불’ -조덕현과 최인선  오늘의미술2

2008/06/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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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뷰어

극사실 vs 추상, 극과극 ‘전시 맞불’

서울 사간동 화랑가에는 지금 한판 자존심 대결이 한창이다. 사실주의 작가 조덕현(51·이대 조형예술대 교수)이 국제갤러리에서 8년만에, 단색조 회화로 알려진 추상화가 최인선(44·홍익대 미대 교수)이 학고재에서 3년만에 각각 개인전을 열고 있는 것. 극사실에서 추상으로, 추상에서 극사실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기며 ‘온탕냉탕’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는 감상의 뒷맛이 짜릿하지 않을까?

#조덕현 ‘리 컬렉션(Re-collection)’전

조덕현이 무려 8년만에 갖는 네번째 개인전은 한마디로 ‘두 여자 이야기’다. 한국 패션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디자이너 노라 노(80)와, 재일교포 출신으로 1993년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의 경영주인 영국 귀족 로더미어 자작과 결혼한 로더미어 부인(한국명 이정순·58). 말할 수 없이 화려했지만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온 두 여인을, 그들의 앨범 속 사진을 베껴 그리는 화법을 동원해 미술의 울타리 안으로 초대했다. 사진보다 더 생생한 그림들 위에는 신기하게도 암시와 은유가 넘쳐난다.

아무런 정보 없이 전시장을 들어선 관객은 움찔 놀라게 된다. 양쪽 벽면에 노라노와 로더미어 부인의 무명 치마저고리 차림의 흑백 초상화가 걸려 있고, 초상화 속 치맛자락이 액자 밖으로 나와 전시장 바닥으로 길게 늘어져 있다. 어디까지가 그림이며, 어디부터가 진짜 무명천인지 경계가 묘한 감상이 압권이다.

전시장에 걸린 대부분의 작품들은 얼핏 진짜 흑백사진 같다. 하지만 이들 모두 두 여인의 앨범 속 사진들을 연필과 크레용 비슷한 콩테로 그린 그림들. 회화 및 설치작품 38점을 동원한 전시는 두 인물의 ‘역사’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장 1층에서는 노라노의 인생 파노라마가 정교하게 재구성됐다. 경성방송국 설립자였던 아버지, 최초의 여성 아나운서였던 어머니, 한창 전성기 때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은 배우 문희 등이 모자이크화처럼 그의 한평생으로 맞물린다.

2층 로더미어 공간도 마찬가지.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과 프랑스에서 유학했고, 단 한번도 한국에 살아본 적 없으면서도 사무치게 한국을 그리워해온 여인. 벽안의 남편 유해를 무주 백련사에 모신 사연 등이 한편의 이야기가 되어 전시장에 굽이굽이 흘러넘친다.

전시장을 돌고나서 마치 두 편의 일대기를 읽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면, 작가의 의도에 딱 걸려들었다는 얘기다.“워낙 서사에 관심이 많아 전시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고,(작품을)어떻게 보든 모두 다 정답”이라 말하는 작가다.7월5일까지.(02)733-8449.

#최인선 ‘새 회화와 뉴드로잉’전

단색조 회화를 고집해온 작가 최인선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 전시는 ‘변신’이라는 해석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가만히 놔둔 색깔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원색을 동원해 내놓은 신작이 460여점. 대형 모자이크 그림으로 이어붙이기 전의 개별 작품들을 모두 헤아린 수치이나, 놀라운 집중력과 직감을 자랑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460여점 모두를 근 1년만에 ‘쏟아’냈다.

“솔직히 자기 작품을 스스로 복제하며 예술세계를 이어가는 작가들이 많다.”고 단언한 작가는 “나 역시 한 가지 주제 혹은 기법에 매몰된 작가로 기억되고 싶진 않다.”며 원색의 추상세계로 급선회한 배경을 귀띔했다. 모노크롬으로 대변되는 이전 작품들이 순수추상이었다면, 이번 작품들에선 최소한의 구상 이미지를 짚어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점도 달라진 면모. 수평과 수직이 교차한 그림들을 빽빽이 잇댄 작품들과 프린트 위에 그림을 그려넣은 추상화들이다. 눈 밝은 관객이라면 작품 속에 숨겨진 실내 이미지를 찾아내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더 젊은 시절에 무채색 그림만 그렸던 게 후회스럽다.”고 서슴없이 내뱉을 만큼 작가는 지금 색(色)의 잔치에 걷잡을 수 없이 푹 빠져 있다.18일까지.(02)720-152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학고재서 개인전 여는 최인선
화폭가득 빛과 생명… 색채가 된 인간


  • ◇평소 산악자전거를 즐긴다는 최인선씨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지각의 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자신의 작업 모토라고 말한다.
    “미술이 있고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고 미술이 있는 것입니다.”

     단색조 회화에서 벗어나 화려한 색채풍경을 화폭에 펼쳐 내는 화가 최인선(44·홍익대 교수)은 요즘 지난 시절 무채색의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어쩌면 모노크롬에 머물기엔 작가로서의 열정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물성의 시대니 기호의 시대니 하면서 철학이 철학을 낳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내가 바라보고 생각되어지고 정서를 환기시킬수 있는, 나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그러한 것들이 하나의 미술이라 바라보고, 미술적 작용을 해야된다”고 작가는 요즘 생각하고 있다. 

    작가가 색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은 미국 유학시절. “건축물의 벽이나 창에 어울리지 않는 색깔들을 썼음에도 조화를 이루는 광경들을 목격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주색과 국방색을 매치시킨 모습에서 이 세상엔 어울리지 않는 색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에겐 충격이나 다름없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 어울리는 가치공존을 거기서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몇 년 전 미국에서 세 번째로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진 두루(DREW)대학 뮤지엄에서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그는 연구교수로 두루대학에 1년간 체류하는 과정에서 영성 신학자로 유명한 헨리 나우엔의 ‘거울 너머로’라는 책을 접하게 된다. “사람은 각기 다른 인격과 성품, 나아가 색채를 소유하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는 누구나 다 필요한 존재들이다”라는 글귀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는 모자이크화다’라는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모자이크화에선 하나의 셀을 더하거나 빼도 안 된다. 그러한 개념을 작가는 자신의 추상화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컬러를 화면에 등장시킨다. “모든 컬러들을 공존시켜서 컬러의 의미를 넘어선 가치체계의 공존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다의적 사고 속에서 개인적 정서와 철학을 담아내는 휴머니즘을 주제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추상적 주제를 구체화한다는 점에선 구상화라 할 수도 있다. 인간들이 바로 모자이크화인 것이다. 그의 화면은 결국 인간들이 축적된 풍경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그림은 결국 색을 위한 색, 그림를 위한 그림, 순수추상이 아니다. 모자이크화를 은유적으로 차용하고 있는 셈이다. 인간적 감정을 환기하고 사회구조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순수추상의 탈바꿈을 위한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즐긴다. “가능하지 않은 시간 속에 저를 종종 던져봅니다. 지난 3년간 13시간의 작업도 그런 맥락입니다.” 작가와 가르치는 일을 병행하면서는 불가능한 시간들이지만,오히려 그런 것들이 수많은 이미지들의 아우성이 됐다. 그는 기꺼이 그런 이미지들의 시종이 됐다. 수성과 유성의 물감을 같이 사용하는 것도 극대화의 방편이다.

    그는 얼마 전부터 풍경사진 위에 물감을 쏟고 한 쪽에 정물을 그리는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풍경과 정물, 정물과 풍경이 혼재된 현대적 큐비즘을 모색하고 있는 것입니다.” 빛과 생명, 기쁨으로 가득한 화면 속 작가의 여정엔 끝이 없어 보인다. 18일까지 학고재.(02)720-1524 

    편완식 문화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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